저는 가정에서 두 아이의 엄마, 아내, 그리고 며느리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국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기회가 있을 때는 중학교 기간제 교사, 학원 강사, 대학 강사로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저의 가장 오랜 직업은 ‘학생’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배론의) 학생입니다. 가끔 현실 속에서 ‘절대 아니야, 아니지!’라고 부정할 때도 물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저는 ‘배우는 일’이 늘 감사하고 즐겁습니다. 가르치는 일 또한 언제나 배우는 일과 함께해야 의미가 있기에 제겐 더욱 소중한 일입니다.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 과목과 전공기초 과목을 2-3년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강좌의 성격은 대학 입학 후에 참여하는 학문 목적 한국어 준비 과정(일반 교양/전공)과 유사했습니다. 두 강좌에 참여한 학생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대학 입학을 위한 한국어 교육 과정을 통과했지만, 실제로 일상생활에서와 달리 대학교육을 받기에 너무 이르거나,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험을 치르거나, 발표를 하거나, 토론을 할 때, 학생들은 다양한 어려움을 드러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너무나 적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할 수 시간 또는 기회가 너무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제가 ‘또’ 배울 수 있는, 그래서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 교사’가 되기 위한 과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어 교사로의 길을 선택하고, ‘어떻게’라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였지만 ‘어떻게’를 선택하는 일은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한국어를 가르쳐 온 선생님의 강력한 추천, 즉 ‘배론’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석사과정을 이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지만 제게 주어진 시간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온라인 학위 과정의 장점을 더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가정에서의 제 역할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배론과 함께 벌써 두 학기를 보냈습니다. 지난 3월, 그 막막했던 학사일정 과정을 시작한 이후로 저는 늘 시간이 부족했고 조급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는 것은 배론의 첫 수업(대조언어학)입니다.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온라인 수업이 처음이라서인지 혹은 늘 관심을 가졌던 내용이어서인지 이유는 분명치 않았지만 그 떨림은 참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교육이론, 교수법, 교재론, 교육평가 등과 관련된 대부분의 과목들은 사실 많이 낯설었지만 서서히 익숙함으로 바뀌었습니다. 질문방을 이용해 궁금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던 점도 참 좋았습니다. 담당 선생님들께서는 모든 질문에 너무나 친절한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 답변 덕에 또 잠시 잃었던 힘도 다시 얻을 수 있었습니다.

꼼꼼히 수업 내용 정리가 제게 도움이 된 듯합니다. 예습과 복습으로 수업 내용을 미리 검토하거나 강화할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14주 동안 진행되는 강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또 세부적으로 기억하는 일은 사실 제 능력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의 노트를 작성했습니다. 시간이 주어질 때마다 간단하게 요점정리 식으로 수업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물론 시험 때까지 시간이 부족해 어떤 강좌의 경우는 노트를 다 완성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수업 내용을 반복해서 익힐 수 있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습니다. 특히 본격적인 전공이나 교양 수업에 참여하기 전 단계(학문 목적 준비 단계 혹은 일반 학문 목적 한국어 단계)의 한국어 교육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그 가운데 어문 계열을 전공으로 선택하는 학생들의 학습 과정에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맡으면 더 좋을 것입니다. 제가 독일에서 석사과정을 끝낼 때까지 외국인 유학생으로 보낸 긴 시간 동안 얻은 다양한 개인적인 경험과 한국어 교사로서 앞으로 쌓아가게 될 구체적인 경험을 토대로 외국인 유학생들과의 의사소통에 힘쓰고 싶습니다.

이미 힘든 결정을 하셨고 그 어려운 ‘시작’을 해내셨습니다. 절실함이 있다면 누구든 배론의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끝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학사 일정이 진행되는 동안, 시간은 늘 부족하고 마음의 여유는 자꾸 사라지지만 절대 혼자만 이런 과정을 겪는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위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마도 그 상황을 단지 ‘다른 곳’에서 견디고 계시는 것입니다. 미처 작성하지 못한 과제의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이 부담스럽거나 혹은 분주한 주말에 가족들의 원성을 뒤로 하고 시험을 본다거나 하는 등은 모두가 겪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상황입니다. 함께 가고 있으니 가끔은 마음의 위안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